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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비교시승기 : 올 뉴 모닝 vs 더 넥스트 스파크

시승기

by 최정필 에디터 2017. 3.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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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VS 경차

 지난 2015년. 쉐보레가 '더 넥스트 스파크'를 출시했고, 10월 말경 시승의 기회가 있었다. 당시 더 넥스트 스파크를 시승하면서, 모닝을 워낙 띄엄띄엄 타봤기 때문에 직접 비교를 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경차라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차종이고 작다고 무시할수만도 없는 차량들이기에 두 차종에 대한 비교 시승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더 넥스트 스파크 출시 당시, 굳이 비교시승을 추진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당시의 모닝은 출시된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였기 때문에 성능이나 편의사양 등에서 직접비교의 의미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더 넥스트 스파크 시승 당시 만난 더 뉴 모닝>

반대로, 올 뉴 모닝이 출시된 지금에 와서는 반대로 더 넥스트 스파크가 출시된지 1년 6개월여가 지나버렸지만, 비교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했다. 그 1년 6개월동안 스파크는 모닝을 완전히 밀어내고, 경차 왕좌의 자리륻 되찾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말미에는 김치냉장고와 맥북으로 인해 의미가 퇴색해버렸지만 말이다. 

 경차시장을 되찾기 위해 아주 야심차게 등장한 올 뉴 모닝. 그래서 이번에 시승을 하면서도 완전히 작정하고 비교해보기로 했다. 

경차로 거길 왜 가? 싶은 구간까지 말이다.


역시 신상이 이쁘다 - 올 뉴 모닝

 쉐보레와 스파크에 미안하게도, 첫 사진을 구형 더 뉴 모닝과 스파크가 같이 있는 사진을 둔 이유가 있다. 당연히 둘 중 나중에 나온 스파크가 더 이뻐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래 사진을 보면 내가 왜 미안한지 알 것이다.

막 세상에 나온 아이가 1년 6개월 전에 나온 아이보다 이쁜건 당연하기 떄문이다.

그렇다고 더 넥스트 스파크가 썩차 스럽다거나, 유행을 지난 느낌이 든다는 것은 아니지만, 구관이 명관이 되기엔 아직 한참 멀었다. 거기에 아트컬랙션까지 적용된 올 뉴 모닝의 옆에 있으니 뭐 그냥 그런 경차라는 느낌이 든다. 반면 올 뉴 모닝은 경차 주제 뭐 이렇게 우락부락한 인상인가 싶을 정도로 뚜렷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시선을 잡아 끄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헤드렘프와 그릴이 하나의 라인으로 부드럽게 연결된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띄고, 그 밑으로 명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이드 에어 커튼이 차량의 인상을 뚜렷하게 만들어준다. 


아이코닉을 이어간 올 뉴 모닝. 새로운 아이콘 더 넥스트 스파크

 더 넥스트 스파크가 처음 출시 되었을때,  예전의 캐릭터 라인을 그대로 가져가는 등 기존의 디자인을 유지한 부분도 있으나 편리하고 발전된 모습을 위해 이전모델만이 갖고 있던 아이코닉한 모습을 잃었다고 느꼈었다.

 계보는 이어가지만,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어냈다는 이야기 이다.


반면 올 뉴 모닝은 기존의 개성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세대의 변화와 함께 많은 부분이 트랜드를 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위 역변의 수준은 아닌 셈이다. 개성을 이어 가는 것과 새로운 세대의 개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 

둘 중 어느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딱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많은 것이 바뀌어버리면 되려 적응하기 힘든 법이다. 



절대 강자 없는 실내

실내는 두 차량 모두 작정하고 변화시킨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쪽이 우월하다 판단하기 어렵다. 편의성에 있어서는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사용하면서 더 넥스트 스파크에서 워낙 많은 재미를 봤던지라 스파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지만, 현대/기아 특유의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함께 결합된 카플레이 덕분에 올 뉴 모닝에 한표 더 주고 싶다.


실내 공간의 넓이도 그 차이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두 차종 모두 경차로서 한계크기에 달해있는 만큼, 실내 공간 역시 그 한계크기 달해 있기 때문에 어느쪽이 더 넓은 공간을 갖고 있다고 콕 집어 말하기 힘들다.

 실내의 구성 역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 애매하다. 간결함으로 따지면 더 넥스트 스파크가, 각종 버튼의 직관성으로 따지면 올 뉴 모닝의 손을 들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더 넥스트 스파크가 애플 카플레이를 국내 양산 차량 중 최초 적용, 약간의 정리가 필요했던 만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는 애정어린 시선이 필요하지만 말이다.(이런 몇몇 부분들은 이후 출시된 말리부, 임팔라에서는 상당수 해소되었다)


도심지 성능비교 - 올 뉴 모닝의 압승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경차란 도심에서 톡톡 치고 나가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칼치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작은 차체를 바탕으로 발휘할 수 있는 특유의 경쾌함을 잘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도 이러한 맛을 충족시켜주긴 하지만 아주 맛깔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번 비교시승에서 느낀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시티 드라이브 모드를 따로 넣어준 것이 아니였을까 하는 부분이다.

스티어링을 조향하는 느낌에 있어서, 올 뉴 모닝은 매우 중도적이다. 지나치게 가볍지도, 경차에 안어울리게 무겁지도 않다. 운전자가 (특히 도심지에서) 조향을 함에 있어 일정한 힘을 주면 된다는 뜻이다. 

반면 더 넥스트 스파크는 올 뉴 모닝 대비 조금 기름칠 덜 된 느낌이다. 이런 스티어링이, 시티 드라이브모드를 넣으면 손가락 하나로 유턴 할 수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뻑뻑하다기보단, 매우 점도 짙은 기름이 발려있다는 느낌이다.

경차에 토크 벡터링..고오오오오급 코오오오너리이이잉

사실 올 뉴 모닝에 토크 벡터링이 들어갔다고 했을때, 'ㅋ...ㅋㅋㅋ.. 거기에 그걸 넣어서 무슨 의미가 있니...' 라고 생각을 했었다. 스파크를 시승할때도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올 뉴 모닝을 타고 코너에 뛰어드는 순간, 지방 국도의 구불구불한 길에 뛰어드는 순간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차의 거동이 매우 안정감 있다.. 라고는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선행차에서 후미의 올 뉴 모닝과 더 넥스트 스파크를 같이 보고 있으니 그 차이가 분명하다. 물론 운전자의 차이도 있겠지만 스파크의 회전반경이 확연히 크다. 


CVT의 완벽한 패배

도심에서만 탄다고 한다면 사실 CVT와 유단 변속기의 의미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운전을 하면서 어찌 그렇게만 운행을 하겠나. 

고속에서 그리고 눈길과 험로를 들어가니 이 차이가 뚜렷히 나버린다.



올 뉴 모닝과 더 넥스트 스파크 모두 눈길에 올려보았다. 정확히는, 태기산의 빙판길에 올려보았다. 

 올 뉴 모닝 역시 탄력을 받아서, 쉴새 없이 카운터를 쳐야한다는 전제가 붙기는 했지만, 저단에 고정시킬 수 있는 유단 변속기의 힘은 그래도 꾸준히 힘을 밀어준다. 4단이라고 무시할 계제가 아니다.


 반면 CVT 변속기는 바퀴가 구동력을 잃을까 말까한 그 타이밍에, 저단으로 조금만 더 힘을 밀어주면 여길 올라가겠는데 하는 바로 그 타이밍에 변속기가 늘어져 버린다. L단을 넣고, 트랙션을 끈 상태에서도 헛바퀴를 살짝 돌다가 주우욱 떨어져버리는 RPM이 야속하기만 하다. 

올 뉴 모닝이 강조한 통뼈 경차는. 이런 의미에서도 통뼈가 아니였나 싶다.



새로운 도전자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맘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대표 경차 2대를 비교했다. 사실 이 두 차종을 제외하면, 경차를 사실상 만나기 힘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경차는 직수를 해와서 비싸고, 다마스는 승용이 아닌 상용으로 더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올 뉴 모닝과 더 넥스트 스파크. 서로가 서로를 정말 '대놓고 경쟁자로 놓고' 꺽어야 할 상대로 보고 있다. 이것은 좋은 현상이다. 

이번 비교 시승에서는 올 뉴 모닝이 전반적으로 앞선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었지만, 다음 세대의 스파크는 이것을 또 뒤집을 것이다. 그렇게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발전해온 모델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보이지 않는 벽도 존재한다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형태의 새로운 경쟁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마 두 브랜드의 상품 개발 담당자들은 머리가 많이 아플 것이다. 경차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보다 새로운 것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비교 연구하고 벤치마킹할 만한 차량이 맨날 보던 저 차량 뿐 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신성(新星)이 필요하다.


[끝]


글/사진 : Team 차한잔, 아쿠토


자동차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 차한잔 매거진

스파크 정면 조준. 기아자동차 올 뉴 모닝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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